의료기기 규제 분야에서 ‘파일의 무결성(integrity)’은 단순한 기술적 개념을 넘어, 환자의 안전과 직결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개발자나 제조자가 배포하는 소프트웨어가 중간에 변조되지 않았음을 입증하는 것이 곧 ‘신뢰’의 기반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 신뢰를 지켜주는 핵심 도구가 바로 ‘해시(Hash)’입니다.
해시란, 특정 파일의 내용을 수학적으로 계산하여 얻은 고유한 값입니다. 파일 안의 단 한 글자, 한 비트만 달라져도 완전히 다른 해시 값이 생성됩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파일이 원본 그대로인지, 혹은 누군가에 의해 변조되었는지를 손쉽게 구별할 수 있습니다.
의료기기 소프트웨어를 예로 들면, 제조자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검증한 뒤 그 버전에 대한 해시 값을 함께 제공합니다. 사용자는 이 해시를 다시 계산해 비교함으로써 다운로드한 설치 파일이 공식적으로 배포된 것과 동일한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만약 값이 다르다면, 파일이 손상되었거나 악의적으로 수정된 가능성을 즉시 인지할 수 있습니다. 이는 환자 모니터링 시스템이나 진단 프로그램 등, 데이터 변조가 인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환경에서는 필수적인 절차입니다.
해시 확인 과정은 단지 형식적인 절차가 아닙니다. 이는 전자기록의 진본성(authenticity)과 무결성을 확보하는 기본 원칙이며, 규제기관이 소프트웨어 검증 시 중점적으로 보는 항목이기도 합니다. 특히 사이버보안 요구사항이 강화되고 있는 최근의 의료기기 규제 환경에서는, 이러한 무결성 검증 절차를 명문화하고 문서로 남기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결국 해시는 “파일의 디지털 신분증”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파일의 정체성을 입증하는 가장 확실한 수단이며, 의료기기 안전의 마지막 방어선이라 할 수 있습니다.
3줄 요약
1. 해시(Hash)는 파일의 변조 여부를 확인하는 디지털 지문과 같습니다.
2. 의료기기 소프트웨어에서는 무결성과 진본성 확보를 위해 필수적인 검증 절차입니다.
3. 해시 검증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환자 안전과 규제 준수의 핵심 기반입니다.
'SaMD*SiMD > IEC 62304' 카테고리의 다른 글
통합 테스트와 소프트웨어 시스템 테스트를 통합할 수 있을까? (0) | 2025.10.15 |
---|---|
소프트웨어의 진짜 얼굴, SBOM으로 드러난다 (0) | 2025.10.14 |
PEMS, 소프트웨어를 품은 의료기기의 진짜 이름을 말하다 (0) | 2025.10.13 |